고도원의 아침편지

서투른 새, 노련한 새

코스모스 1 2015. 8. 8. 14:37
고도원의 아침편지
 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드립니다
오늘은 이연욱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
 
 
서투른 새, 노련한 새


떠날 때를 보면
떠나고 난 후에 보면
떠난 새가 제대로 보인다.
서투른 새는 
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떠난다.
떠난 후 가지가 한참 흔들린다.
노련한 새는
가지가 눈치 채지 못하게
모르게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난다.
떠나가도
늘 앉아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
가지에게 포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.


- 방우달의《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》중에서 - 


* 인간관계에서 
만남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.
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헤어짐입니다.
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아름답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.
나는 나뭇가지를 얼마나 흔들었는지, 나는 가지에게 
어떤 느낌을 줬는지, 나는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 
돌이켜 보며 용서를 하고 받고 상처도 치유하며
살아야 합니다. 처음부터 노련한 새는 
없기 때문입니다.